수년간 학부모들에게 11억원대 추가보육료를 받고, 지자체 보조금 1억여원을 부정 수령한 충북 청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고승일 부장판사는 영유아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어린이집 원장 A씨(78)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청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2013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원생 영어단과비와 교재재료비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추가교육비 등 11억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영유아보육법상 민간어린이집은 자치단체에서 고시한 금액 외 보육료와 추가경비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A씨는 보육교사 등에게 빌린 통장으로 추가 경비를 걷어 수납 목적과 달리 일반 운영비와 어린이집 신축 부지 구입 등에 사용했지만, 학부모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자체 기본보육료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을 숨긴 채 관할 구청에 보조금을 신청해 수년간 1억1400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법정에서 수납한도액을 초과해 보육료 등을 받은 것만으로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수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추가보육료를 부정 수납한 기간과 금액이 4년에 걸쳐 11억원, 부정하게 받은 보조금 규모가 1억1000여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보육교사로 고용해 통장을 빌리기까지 하면서 행정업무를 맡긴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교적 높은 보육교사 비율로 영유아를 보육해와 보호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하게 교부한 보조금을 공탁하는 등 반환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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