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 통신사업자 입찰과정에서 간부에게 수십억대 뇌물을 준 업체 대표 등 4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11부(소병진 부장판사)는 26일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대기업 통신업체 직원 A씨(52)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다른 업체 대표 B씨(48)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C씨(56)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D씨(45)에게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가스안전공사에 대한 이용요금 청구서를 조작하고 관련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 등 범행 방법 등으로 볼 때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한국가스안전공사와의 계약체결 관련해 담당자 E씨(기소중지)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뇌물을 준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속칭 갑의 지위에 있는 E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국가스안전공사 간부 E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구속된 통신업체 직원 A씨와 같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입건 된 다른 통신업체 대표 B씨 등 3명 등 모두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앞서 경찰은 2017년 10월 가스안전공사 내부감사에서 위조된 인터넷 사용 계약서를 확인한 감사실의 요청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2002년 통신담당 계약업무를 맡고 있던 E씨에게 10억원 규모의 인터넷 전용선 계약 등의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을 하고, E씨 가족 명의로 만든 허위 업체를 통해 지난해 6월까지 9억여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E씨와 해외 골프 모임 등을 통해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며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허위 전산 유지보수 계약을 통해 E씨에게 31억원 상당을 송금받아 이를 다시 되돌려주는 방법으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B씨 등은 같은 수법으로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E씨에게 7억원 상당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A씨 등이 뇌물을 건네거나 E씨가 이들과 공모해 횡령한 금액만 모두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핵심 인물인 한국가스안전공사 간부 E씨는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필리핀으로 도주해 잠적한 상태로 기소중지와 함께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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