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성공원내 야외음악당에서 행사가 한참 진행중인 밤11시 32분 현재, 인근 아파트에 불이 켜진 세대는 10여 가구에 불과했다.

개막식 행사 시작에 맞춰 내외빈 및 주민들로 꽉 채워진 야외음악당 관중석.

허진 기자.

'제38회 설성문화제 및 제24회 음성청결고추축제'가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설성공원 일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순조롭지 못한 진행과정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초 저녁 7시30분부터 30분간 예정됐던 개막식이 늦게 진행되면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음성청결고추 아줌마 및 미스터고추 선발대회’도 순연되기 시작했다.

결국 저녁 8시5분에 예정됐던 행사는 한 시간여 늦은 저녁 9시경에 시작했다. 특히 2시간으로 계획됐던 행사시간도 1시간 더 지체되면서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최종 종료됐다.

때문에 행사장 인근 주민들은 밤 늦은 시간대 장기자랑, 초청가수 공연 등으로 인한 소음피해를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설성공원 인근 아파트단지에는 저녁 11시 30분경까지 불 켜진 세대가 10가구 정도에 불과했다. ‘민폐 끼치기’ 축제라는 오명이 뒤따르는 이유이다.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행사, 인근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성청결고추 아줌마 및 미스터고추 선발대회가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자, 귀가한 주민들로 인해 빈 자리가 많이 보이는 관중석.

음성청결고추 아줌마 및 미스터고추 선발대회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심사위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행사가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면서 자리를 뜨는 주민들의 수도 점차 늘어갔다.

개막식에 참석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던 내빈들은 정작 본 행사가 시작되자, 이미 썰물처럼 빠져 나간 상태였다.

결국 본 행사는 참가자 가족들과 각 읍면 관계자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한 채 맥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됐다.

늦게 시작된 행사가 계속 늘어지면서 진행자의 서두르는 모습도 역력했다. 주민들에게 인내를 강요한 듯한 축제는 계속됐다.

선발대회에 참가했던 모 주민은 “시간에 쫓긴 진행 때문에 준비했던 장기자랑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개막식부터 본 행사가 마무리되는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음성군의회 조천희 의장.

행사가 자정에 가깝도록 진행된 때문일까?

일부 대회 심사위원들도 정작 시상식 현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시상식에 맞춰 다시 행사장을 찾았다.

주먹구구식 사고에서 벗어나, 축제 진행과정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날 참가자들의 장기자랑은 대부분 노래와 춤으로 일관됐다. 행사의 취지에 맞게 '음성청결고추'를 홍보하는 내용에 가점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수 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설성문화제·음성청결고추축제가 군민들에게 사랑받는 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

한편, 이날 음성군의회 조천희 의장은 개막식부터 행사가 마무리되는 자정까지 행사장을 지키며 눈길을 끌었다.

조천희 의장은 약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행사시간 내내 줄곧 자리에 앉아 주민들과 함께 했다.

허진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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