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여러 방면에서 새로워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시작이니 만큼 그 결과는 훗날에 나타나겠지만 우선은 대부분의 시민과 여론에서 좋은 방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내의 위민관을 여민관으로 개칭을 지시했다고 한다.
탁월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위민과 여민은 같은 듯 하지만 다르다.
먼저 위민(爲民)은 ‘백성을 위한다’는 뜻이고, 여민(與民)은 ‘백성과 더불어 한다’는 말이다. 세종실록에 실려 있는 여민락은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노래의 악보다. 용비어천가의 일부를 노래 부른 것이다.

이 말의 원전은 맹자의 양혜왕 하편에 있다.
‘지금 왕께서 음악을 즐기시는데 이것을 백성이 듣고 이맛살을 찌푸리면 어떻겠습니까? 왕은 즐기시면서 왜 백성들은 즐기지 못합니까?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이 헤어지고 아내와 남편이 헤어지는데 어찌 왕은 사냥과 음악만을 즐기십니까? 부디 청컨대 왕은 백성과 함께 즐기시면 오랫동안 왕 노릇을 하실 수 있습니다’하는데서 여민동락(與民同樂)이란 말이 나왔다.
그러니까 위민은 상하의 수직적 관계를 의미하고, 여민은 평등의 수평적 관계를 나타낸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여민관이란 말은 지금이 처음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까지만 해도 여민관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위민관이 되었던 것을 이제 다시 그 이름을 찾은 것이다.

맹자의 사상을 한 마디로 축약한다면 여민동락이다.
맹자가 살던 당시 춘추전국 시대는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였다. 매일 같이 전쟁이 끊이지 않고 이로 인해 백성의 삶은 피폐해져 갔다.
전쟁에서 이기면 왕과 권력층은 좋겠지만 백성은 그렇지 않다. 군대에 동원되어 죽거나 다치는 것은 백성의 몫이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이긴 후 왕은 신하들과 축연을 열며 기뻐하지만 백성들의 가정에선 통곡 소리만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예를 들며 맹자는 양혜왕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권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뽑아준 국민은 물론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국민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 선언하고 그들도 품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것이야 말로 여민동락사상이다.
비록 청와대 부속의 작은 건물 이름에 불과하지만 위민관에서 여민관으로 바꾸겠다는 통치자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앙 행정이든 지방 행정이든 모든 위정자의 자세는 시민과 함께 한다는 여민정신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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