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4‧15 총선 충북지역 선거구마다 각 당의 대표 주자를 내놓기 위한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기존 예비주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다수 원외 예비주자들은 그동안 소속 지역구에서 출마를 위해 다년간 쌓아온 자신들의 공로를 인정해주기는커녕 외부 인사를 꽂아내리는 당 공천에 섭섭함을 넘어 분노까지 표출하고 있다.

다만 제 목소리를 내는 데는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전 지역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자칫 정치적 발언들이 국민들의 '정치 혐오'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에서다.

2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충북 8개 선거구 중 청주 상당구(1~3일 경선), 청주 서원구(7~9일 경선)를 제외한 6곳의 본선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이중 충주와 중부3군(음성‧진천‧증평) 공천 결과를 둘러싼 당내 잡음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에 대한 헌신, 지역구 관리에 대한 객관적 평가 없이 외부 인사를 꽂아내리는 식의 당 공천이 이뤄졌다는 데 기존 예비주자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지난달 21일 가장 먼저 단수공천을 확정지은 김경욱 예비후보가 대표적이다.

당내 경쟁자들은 중앙당 공관위의 충주시 선거구 단수공천 결정이 있은 직후 즉각 재심을 요구했지만, '기각'되면서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들은 여전히 지역에 연고도 없는 국토교통부 2차관 출신의 김 예비후보에게 공천을 준 것은 '공천이 아닌 사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의 일부 지지자들은 김 예비후보가 포털사이트 등에 출생지를 허위기재했다며 고발까지 한 상태다. 관련 건은 현재 청주지검 충주지청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공천 잡음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선에서의 대동단결은 어려워졌다.

중부3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찍부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전에 뛰어든 당내 3명의 예비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막차에 합류한 임호선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애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돌연 민주당 중부3군 추가후보 공모에 응모한 임 예비후보가 공천권을 거머쥐면서 당내 경쟁자들의 반발은 적지 않다.

이들은 임 예비후보가 '중앙당으로부터 자리를 약속받고 나온 것 아니냐'며 공정 경선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중앙당 공관위는 지난달 28일 임 예비후보에 대한 단수공천을 결정했고, 경선 기회를 빼앗긴 경쟁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당장 임해종 예비후보는 이날 중앙당 재심신청처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

미래통합당 입당을 앞둔 김수민 무소속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21대 총선 면접을 하기 위해 면접장으로 향하고 있다.

미래통합당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

안철수계로 꼽히는 무소속 김수민 국회의원의 통합당 합류와 함께 이번 총선 청주 청원구 '전략공천설'이 나돌면서 기존 당내 경쟁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날 통합당 공관위의 충북 8개 선거구 공천 발표 중 청주 청원·서원 선거구에 대한 결정만 늦어지면서 이런 설에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비공개 면접까지 마쳤다.

청주시 청원구 출마를 위해 꾸준히 기반을 닦아 온 통합당 황영호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 의원의 청원 선거구 공천과 관련해 전략공천설이 회자된다"면서 "진위 여부는 모르겠으나 납득할 만한 결정이 아니라면 결코 수용할 수도 승복할 수도 없다"고 적었다.

또 "만에 하나 이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이건 상식도 정의도 아니기에 결단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쾌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결은 다르지만 통합당 4선 중진인 청주 상당 정우택 국회의원에 대한 공관위의  '청주 흥덕구' 단수공천 결정도 강력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날 통합당 공관위는 정 의원을 '청주 흥덕구'에 단수공천했다.

해당 지역구에서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반발해 온 당내 경쟁자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양희 통합당 청주 흥덕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전날 입장문을 내 "정치 후배의 지역구를 빼앗으려는 행위는 어떤 핑계로도 용인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라도 출마를 강행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같은 당 이규석 예비후보 또한 "정 의원이 공관위를 핑계 삼아 흥덕구에서 열심히 일해 온 정치 후배들의 가슴에 배신의 칼날을 꽂았다"는 등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각 당의 공천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될 순 없지만, 이번 총선은 유독 외부 인사 영입 등에 따른 전략배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데 기존 예비주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도내 지역구 한 예비후보는 "총선을 바라보고 원외에서 밑바닥부터 다져온 지역구 후보들에게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싶어도 코로나 시국에 함부로 소신 발언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한 심경"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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