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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Ⅱ> 음성군의 주인은 누구일까?산업도시 아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음성(2)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

음성노동인권센터와 충북노동자교육공간 ‘동동’이 공동주최한 2021 가장자리 4개 강좌가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사는 곳을 어떻게 바꿀까!’ 주제로,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2일까지 진행됐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윤준 상담실장은 마지막 강좌에서 ‘산업도시가 아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음성군’이라는 주제로 담론을 이어갔다.

강의 주요 내용을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왼쪽그림) 찰스 몽고메리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 미디어윌. 2014), 오른쪽은 박윤준 상담실장.

지난 칼럼에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도시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권 개념과 도시권에 대한 다섯 가지 정의(①작품으로서의 도시와 그 작품에 대한 권리 ②전유의 권리 ③참여의 권리 ④도시 중심부에 대한 권리 ⑤서로 다를 수 있는 권리)를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는 이 다섯 가지 관점 중 앞의 세 가지 관점에서 도시로서 음성군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작품으로서 음성

먼저 작품으로서 음성군을 생각하자. 음성군에도 자랑할 만한 명소와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이 되어주는 도시의 얼굴들을 갖고 있다. 

백야리 수목원으로 향하는 데크길과 저수지에 내리는 황혼은 그야말로 작품이다. 

음성읍 한 가운데 있는 설성공원과 음성천변에는 키 큰 가로수들이 있고, 아담한 연못과 정원이 있어 휴식하기에 좋다.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있는 생극면 응천공원이나 벚꽃길은 해마다 손님들로 붐비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 밖에도 내가 알지 못하는 멋진 장소들이 우리 도시 곳곳에 있을테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수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음성읍 내 반기문기념광장이나 국비 등 125억원을 들여 만든 반기문평화기념관은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은 공공장소라고 평가하기엔 매우 부족함이 많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광장은 사람 없이 세계 각국의 깃발만 펄럭이고 있고, 원남면의 평화기념관 역시 대중교통이 잘 지나다니지 않은 후미진 곳에 지어져 찾는 이가 드물다.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보기에 음성문화예술회관은 문화예술을 즐기기에 충분한 건물이다. 그러나 문화예술회관 앞으로는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광장이 아닌 회전교차로와 도로들이 점거하고 있고 그 위로 자동차들이 시도때도 없이 달리고 있다. 

그렇다보니 도심 인근에 문화예술회관이 있다하더라도 차가 없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공연이 끝나고 나면 머물러 있기보다 차를 타고 떠나는 공간이다.

르페브르가 작품으로서의 도시와 그 작품에 대한 권리를 이야기하면서 강조하였던 점은 “사용 가치”였다. 사용가치란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상품이 갖고 있는 “교환 가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앞에 소개한 음성군의 아름다운 장소와 명소는 대부분 외진 곳에 있다. 게다가 음성군의 공공교통체계가 허술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좋은 곳이라고 해도 접근하기가 어렵다. 

개인 승용차를 타고 움직이지 않으면 가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활용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2021 가장자리 네번째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박윤준 실장.

음성군의 전유공간은 어디일까?

음성에서 전유의 권리로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기껏해야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인도변에 텃밭을 일구거나 오래된 주택가 골목에 의자를 두고 이웃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마실 공간’정도를 발견할 수 있다. 

세월호 촛불문화제나 사드 반대 집회가 열렸던 공간은 음성 주민들만의 작은 광화문 광장이었다. 

금왕읍 농민회관 앞, 청소년문회회관 주차장 공간 그리고 옛 음성읍사무소 앞 휴식 공간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서 국정에 대해 발언하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군청 대문 앞 인도 공간도 집회 장소로 자주 쓰이긴 하나 언제부터인가 화단이 설치되어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되었다.
  
전유에 관한 내용은 앞의 주제(작품으로서의 도시)와 연결된다. 전유는 관청의 행정적 지배에 앞서서 도시거주자들이 주체적으로 공간의 쓸모를 찾아내고 최대한 활용하는 데 있다. 

스스로 도시의 주인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도시일수록 전유 공간은 넓고 다양할 것이다.


군민들은 도시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음성군의 도시계획에 시민들의 의견은 잘 반영되고 있을까? 각 지방자치단체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에 근거하여 기본계획을 세운다. 

해당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규정할지, 어떤 방향과 목표를 설정할 것인지부터 공간구조와 토지의 이용 및 개발, 공원, 녹지, 경관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도시와 관련한 총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주요 정책행위이다.
  
주민 입장에서 이 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사전 주민의식 설문조사 대상자로 선정되어 참여하거나(1,200부 배포) 국토계획법에 따른 공청회에 참여 또는 공청회 개최 후 14일 동안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는 수밖에 없다. 

음성군의 경우 「2030 음성군기본계획(안)」을 2015년 4월 9일(목)과 10일(금) 오후 2시에 음성읍사무소와 금왕읍사무소에서 각각 한 번씩 열었다.

 

지난달 22일 진행된 2021 가장자리 네번째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박윤준 실장.

실질적인 참여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제

음성군의 기본계획은 가장 크게는 국토종합계획과 충북종합계획 그리고 군수의 공약사항에 따라 큰 그림이 짜여지고 각 부서 담당자들이 세부적인 그림을 그린다. 

군 기본계획은 중대한 사안이고 여러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므로 그에 맞게 충분한 공론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군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해야하며, 충분한 공론기간을 두어 참여의 폭을 넓혀야한다. 

그러나 공청회 자료는 매우 축약된 상태로 다뤄지기에 일반 시민은 그 이면에 구체적인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2030년 음성군 기본계획은 쪽수로만 350페이지가 넘지만 공청회 자료는 PPT 30페이지 남짓이다)
  
공청회 시간대는 평일 2시로 보통의 임금노동자들은 참여하기 어려운 시간이다. 공청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공청회에 누가 참석하고 있는지, 누가 참석할 수 있는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다. 

음성군 인구의 대다수는 공장, 회사에 취업하여 임금을 받으며 생활하는 임금노동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이 도시계획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지 못하고 주변부에 머물러 있거나 아예 배제되기 쉬운 구조가 무비판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는 음성군의회 의원들과 행정당국 담당자들의 몫이다.

음성타임즈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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