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두 명의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사태가 국민권익위원회 신고로 이어지는 등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CCTV 설치 및 무인경비업체 에스케이쉴더스 직원 A씨가 음성군의회 최용락·유창원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행위 및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위반’ 의혹을 들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서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신고내용에 따르면 ‘이들 2명의 의원은 공공기관의 무인경비용역 사업자 선정에 있어서 특정업체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해당업체를 선정하도록 부정한 청탁을 했다. 이는 계약의 목적, 성질 규모에 맞춰서 적격 계약상대자 선정에 필요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음성군청 담당 공무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적시됐다.

특히 "최용락 의원은 자신이 거론한 특정 중소기업 관계자를 직접 대동해 음성군청 산하 부서를 방문하는 등 해당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라는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이어 A씨는 "두 의원의 발언은 행정감사 권한 등 군청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 무인경비용역의 공공조달 입찰이나 계약에 대해 특정업체를 거론, 계약 당사자 선정 개입 등 명백한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용락 의원은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행감기간(11월 22일 이후, 29일 보완감사 이전에) 중에 관련부서에 다른 일이 있어 얘기하러 갔는데, 나스콤 관계자가 나중에 들어와 우연히 자리를 함께 하게됐다”면서 ‘대동해서 관련부서를 방문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양측의 입장이 상반되는 가운데, ‘최용락 의원의 업체관계자와의 관련부서 대동 방문’ 의혹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대한 진위여부는 앞으로 국민권익위 조사가 본격화되면, 관련 공무원 등의 진술 등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최용락 의원, 유창원 의원

과점 지목 업체 “특정업체에 계약 챙겨 주라는 공개적인 압력행사”
최용락 “특정업체 지원 뜻 아냐” · 유창원 “개선 요구과정에서 실언”

앞서 지난달 29일 음성군의회 행감특위 기획감사실 보완감사에서 최용락 의원은 음성군 CCTV 설치 및 무인경비업체 계약 현황자료를 근거로 “한 업체에 대해서만 거의 계약을 했고, 다른 업체는 계약이 되지 않아서 거기에 대해서 시정을 했으면 (한다). 2019년도에 보안시스템에 대해 지적한 사항이 있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최용락 의원은 “전체적으로 보면 상호는 바뀌었지만(구 캡스에서 에스케이쉴더스로), 보완시스템에 대해서는 그 업체가 70% 이상을 계약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다. 시설관리사업소쪽에는 중소기업제품이 들어와 있으나, 나머지는 대기업쪽에서 들어와 있다. 중소기업이 살 수 있도록 계약을 개선해야 해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또 유창원 의원은 “특정브랜드(에스케이쉴더스)만 계약이 집중되어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제가 알기로는 에스원도 음성지점에서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스원도 균등하게 일부러라도 나눠주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은 “한 쪽으로 쏠려 있는 경향이 있다. 그 부분도 챙겨서 시정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2022년도 음성군의회 행정사무감사 보완감사 현장./사진=음성군의회 생방송 캡쳐.

이 같은 발언이 음성군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생방송되면서 논란이 커져 나갔다.

이날 과점기업으로 지목된 에스케이쉴더스측은 먼저 “현재 음성군에서 영업 중인 무인경비업체는 에스케이쉴더스. 에스원, 케이티텔레캅, 나스콤 등 4개 업체가 있다. 나스콤을 제외한 3개 업체는 대기업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소기업 살리기 운운하는 최용락 의원의 발언은 실제로는 나스콤이라는 중소기업에 일감을 주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유창원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에스케이쉴더스가 많은 계약 관리를 하니, 같은 대기업인 에스원에도 음성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니 계약을 챙겨 주라는 공개적인 압력행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시장경제 질서에 맞게 정당한 계약경쟁을 통해 각 기업이 영업할 수 있게 두면 될 일을, 굳이 잘못도 없이 많이 관리한다는 이유로 타업체에도 계약을 나눠 주라는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후, 두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다.

최용락 의원은 “무인경비시스템만 얘기한 것이 아니다. 나스콤뿐만 아니라, CCTV를 다루는 중소영세업체들이 지역에 많다. 중소기업촉진법에 의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도였다. 특정업체를 지원해 주자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유창원 의원은 “(수의계약이) 한 쪽에 너무 몰려 있는 것 같아 개선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 같다”면서 “지역업체를 위한다는 생각에 실언을 한 것 같다. 특정업체에 대해 얘기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이해를 구했다.

한편,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제8조2(알선·청탁 등의 금지) 제3항에 따르면 의원은 계약 당사자 선정 또는 계약 체결 여부 등에 관하여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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