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제10회 음성군수배 및 제12회 음성군수영연맹회장배 수영대회' 안내 현수막.

음성군 지역 곳곳에서 폭우피해가 속출하고, 공직자는 물론 군부대 장병들까지 나서 긴급복구에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16일 관내에서 수영대회가 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음성군수영연맹회가 주최한 ‘제10회 음성군수배 겸 제12회 음성군수영연맹회장배 수영대회’가 16일 음성군산업단지복합 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열렸다.

이날 개회식에는 조병옥 음성군수, 안해성 군의회의장, 김기창 음성군체육회장을 비롯 도의원, 일부 군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음성군은 물론 충북혁신도시, 진천, 증평, 청주, 천안 등 지역에서 330여 명의 수영동호회원들이 참가해,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다. 

그런데 4일간 150여 건에 육박하는 피해신고가 접수되는 등 음성군 전역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가운데, “왜 하필 수영대회냐”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피해복구에 힘을 보태야 할 시기에, 음성군수를 비롯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이 행사에 굳이 참석해야 했었느냐는 일부 비판의 여론도 있다.

이날 개회식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초청을 받아 가기는 했는데, 계속해서 앉아 있기가 민망했다, 참석하지 않는 게 옳았다”면서 “연맹측의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수해를 입은 주민들과 복구현장에 있는 주민들의 사기를 꺾는 것 같아 괜히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음성군 “주최측에 대회 연기 간곡히 요청했다” 

지난 15일 비상소집 명령에 따라, 전 공무원이 수해현장에 투입되어 긴급복구에 나서고 있고, 인접 지역인 청주에서는 다수의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등 절박한 상황에서 수영대회를 굳이 강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이번 대회는 ‘음성군수배’라는 타이틀을 걸고 열리는 만큼, 자칫하면 타 지자체의 눈총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음성군 관계자는 “14일부터 폭우로 인해 지역 곳곳에서 피해신고가 잇따르자, 주최측에 행사 연기를 간곡히 요청했다. 그러나 수영연맹 자체회의 끝에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음성군수배’로 추진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부적절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연기를 요청했으나, 체육회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음성군체육회 관계자도 “어제 음성군의 연기 요청을 듣고, 수영연맹에 이를 전달했다. 그런데 타 지역에서 참가를 신청한 동호회원들의 일정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강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궤를 같이 했다.

16일 열린 '제10회 음성군수배 및 제12회 음성군수영연맹회장배 수영대회'를 축하하는 화환들.

“임원회의 · 동호회 의견 거쳐, 연맹차원에서 최종 결정”

음성군수영연맹 김호중 회장은 “15일 수영연맹 임원들과의 긴급회의를 통해 ‘1주일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1~2백만원이 소요된) 간식 및 식당예약 문제가 있어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타 지역 동호회장들과도 단톡방을 통해 추가 논의를 거쳤으나, 일정 변경시 불참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며 “한 달 전부터 공지한 사항이라, 연기할 경우 대회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실내수영장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도 감안했다”며 이해를 구했다.

김호중 회장은 “엄중한 시기라는데 공감하며, 폭우피해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이다. 주변에서도 우려와 함께 걱정하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다만, 모든 상황을 종합해 연맹차원에서 부득이하게 결정한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김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열린 대회가 그동안 관심을 가져주신 군수님을 비롯 의원들께 누를 끼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며 “정말 고심 끝에 신중하게 (개최를) 결정했다.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애써준 자원봉사자 및 운영요원들의 노고가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9개 읍면별로는 음성읍 55건, 원남면 23건, 소이면 20건, 생극면 19건, 금왕읍 9건, 감곡면 7건, 맹동면 6건, 삼성면 6건, 대소면 3건 등이다.

음성군의 4일간 평균 누적강수량은 310.1mm로, 13일 50mm, 14일 159mm, 15일 100.8mm 등 3일간 장대비가 쏟아졌다. 16일은 소강상태였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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