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보건복지부 · 행안부 ·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인재개발원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

정부가 29일 우한 지역 교민·유학생 격리 수용시설로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한다고 전격 발표한 가운데,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이 촛불 농성에 돌입했다.

촛불을 든 주민들은 “영유아,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수용시설 설치는 주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입구를 봉쇄했던 트렉터 등은 철거된 상태이나, 경찰병력과 주민들이 속속 몰려 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이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 방침을 성토하는 가운데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등 2개 지자체 군수들도 현장을 찾았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먼저 “여러분과 같은 마음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런지 전혀 알지를 못한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및 행안부, 질병관리본부, 중앙대책본부 관계자들을 통해 정부 입장을 듣자고 제안했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주민들은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다.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린다.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격리시설 지정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버스.

인재개발원 앞 시위 모습. 이필용 전 음성군수의 모습도 보인다.

이어 조병옥 음성군수는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발생해서 같은 혁신도시를 관할하는 군수로서, 진천군과 공조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9일 오후 4시 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책 브리핑을 통해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등 2곳을 격리 수용시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시설 수용능력, 의료시설 위치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송환 교민들은) 귀국 후 14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용시설로 지정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소재한 충북혁신도시는 직선거리 2km 이내에 어린이집 28개소, 유치원 3개소, 초등학교 3개소, 중학교 2개소, 고등학교 1개소에 6,500여 명의 학생들이 있다.

또 12개의 아파트 단지 등 공동주택에 약 1만1천세대 2만6천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인재개발원 정문 앞에 위치한 아파트단지 모습.

진천군 송기섭 군수와 음성군 조병옥 군수가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영상/허진 기자. 글/고병택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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