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의회 제353회 임시회 4차 본회의 군정보고, (왼쪽부터) 서효석 의원, 백인환 환경과장.

음성군의회 제353회 임시회가 지난 16일 개회된 가운데, 4차 본회의 군정보고에서 음성군 내 방치 · 투기된 대규모 불법폐기물 처리를 위해 약 6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음성군 환경과 보고자료에 따르면 원남면 삼용리, 감곡면 월정리, 삼성면 금일로, 소이면 비산리 등 4개 지역 토지에서 불법폐기물이 대규모로 방치되거나 무단투기가 이루어졌다.   

원남 삼용리에 폐합성수지류 약 3,000톤 투기, 감곡 월정리 혼합폐기물 약 1,875톤 투기, 삼성 금일로 폐합성수지류 약 1,000톤 방치, 소이 비산리 폐합성수지 약 15,912톤 방치 등 4건으로, 투기량은 모두 21,787여 톤이다.

해당 불법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예산은 약 60억5천만원으로, 원남 삼용리 6억9천만원, 감곡 월정리 4억3천만원, 삼성 금일로 2억7천만원, 소이 비산리에 46억6천만원이 각각 투입된다. 

방치폐기물 처리예산은 국비 70%, 군비 30%가 소요된다. 투기폐기물은 톤당 65,000원의 운반비만 국비가 보조되고, 처리비는 전액 군비로 충당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소이 비산리에 방치된 약 15,912톤의 폐기물 중 11,250톤은 행정대집행을 통해 처리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 2020년 2월 12일 음성군 원남면 삼용리 인근 나대지 및 창고에 대규모 폐기물 수 백 톤이 불법 적재되어 있는 현장. (원내)  군정질의에 나선 음성군의회 서효석 의원.

그런데, 이처럼 방치·무단투기된 폐기물 처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투기자로부터 처리비용은 거의 환수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처리비용 환수를 위해 투기자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나, 투기자들이 행방을 감추거나, 신원을 확보하더라도 비용을 부담할 능력 · 의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인환 환경과장의 답변에 의하면 투기자에 대한 고발 조치, 경찰 지명수배, 조치명령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처리비용 환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음성군은 상시 명예감시인원 356명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에 필요한 지원은 신고 이후 행정집행 및 과태료가 부과될 시 보상금을 제외하고는 실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효석 의원은 “명예감시원 직책만 갖고는 활동에 한계가 있다. 처리비용, 2차 피해 등을 감안 한다면 실비 및 활동비는 지급하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난 2020년 2월 12일 음성군 원남면 삼용리 인근 나대지 및 창고에 대규모 폐기물 수 백 톤이 불법 적재되어 있는 현장.

한편, 음성군 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폐기물 실태는 외딴 산기슭 및 토지 무단투기, 폐기된 농사용 비닐 및 농약병 방치, 퇴비로 위장된 음식물쓰레기, 공장 폐수 방류, 창고 불법적치 등 그 수법도 다양하다.

때문에 이날 보고된 4개 지역의 현황은 ‘빙산의 일각’일 뿐, 지역 곳곳이 불법폐기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현실이다.  

피해는 오로지 토지 · 창고주, 주민들의 몫이다. 자칫하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의 구상권이 청구될 수도 있다. 불법폐기물로 인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신고에 나서기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음성군은 민원이 제기되면, 현장에 출동해 현황을 파악하는데 그칠 뿐, 실제적인 사후조치까지 주민들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담당 공무원의 수가 텃없이 부족하다. 2~3명의 인원으로 야간 또는 휴일을 이용해 전국 각지에서 몰래 들어오는 불법폐기물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또한, 지금까지 음성군의 감시체계는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 마을이장 등 356명의 명예감시원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보여주기식 감시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때문에, 주야를 포함 24시간 상시 감독을 할 수 있는 전문 환경감시단의 가동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우려도 터져 나온다.

앞서 충북 최초의 시민감시단 운영 등 구체적인 대안이 제기됐으나, 음성군은 여전히 예산문제로 난색을 표할 뿐, 뚜렷한 대응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걸리면 배 째라식, 치고 빠지는 불법투기’ 현장에는 CCTV도 무용지물이다.  

“환수되지 못하는 수십억 원의 처리비용 중 일부만 투입해도, 효과적인 감시체제를 가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사장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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