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 청빈마을 조성사업 공유재산 취득 변경안’ 음성군의회 전자투표 결과, 재석의원 6명 중 송춘홍 의원(원내)만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음성군의회 제357회 6차 본회의가 지난 23일 속개된 가운데 ‘자린고비 청빈마을 조성사업 공유재산 취득 변경안’이 의결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변경안의 대상지는 금왕읍 삼봉리 산 2-9번지 일원에 추진할 예정인 ‘자린고비 청빈마을 조성사업’을 위한 조륵 선생의 생가 주변 4필지 39,671㎡의 면적의 토지로, 취득가액은 33억원이다.

상정 안건에 대한 전자투표 결과, 재석의원 6명 중 5명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송춘홍 의원만이 유일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안해성 의장과 김영호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송춘홍 의원의 반대표는 생극면 방축리 일원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의 조성계획이, 돌연 금왕읍 삼봉리로 위치 변경된 데 따른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송춘홍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5일 조병옥 군수와 생극지역 단체장들과의 일회성 만남으로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극면을 위한 추가 대책 중 가시화된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생극면 내에서도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 조 군수가 제시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지 끝까지 지켜 보겠다”며 “이번 반대표는 생극면 주민들의 바닥 민심을 대변하겠다는 저의 소신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송 의원은 “사업이 생극에서 금왕으로 변경됐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조 군수가) 호기롭게 약속했던 사업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일부 지역 단체장들이 아닌, 생극면 전체 주민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왼쪽부터) 이창현 음성군 회계과장, 송춘홍 의원/음성군의회 생방송 캡쳐.

한편, 음성군은 지난 2020년 12월 생극면 방축리 일원 42,706㎡ 규모에 총사업비 139억1천만원(국비 50%, 도비 10%, 군비 40%)을 투입해 ‘자린고비 청빈마을’을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부지 내 39,118㎡의 안동권씨 종중토지 매입이 난항을 겪으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계획상 콘텐츠는 조륵과 권근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사업명칭이 ‘자린고비 청빈마을’로 권근의 이야기를 담기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토지 소유주인 안동권씨 종중은 사업명칭에 권근의 호인 ‘양촌’을 반드시 넣어야 토지 매매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양촌 권근과 자린고비를 연결하는 포괄적인 이름의 사업명칭이 필요했고, 음성군은 ‘양촌유교청빈문화마을’이라는 변경된 명칭을 마련해 지난 4월 27일 문체부에 요청했으나, 문체부로부터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3년에 걸쳐 추진했던 공모사업이 물거품 될 위기에 처하자, 음성군은 (사업명칭에 맞는) 금왕읍 삼봉리 조륵선생의 생가가 있는 지역으로 위치를 바꿔, 문체부 승인을 다시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15일 열린 생극면 지역사회단체장 긴급 회의 모습.

이달 초 '사업이 생극에서 금왕으로 옮겨진다'는 급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지자, 생극면 6개 단체를 중심으로 음성군을 향한 성토가 이어지는 등 여론이 악화됐고, 지난 10일 시가지에 수 십개의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들끓기 시작했다.

그러나 5일 후, 생극지역 7개 단체장과 조병옥 군수와의 면담이 성사되면서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날 조 군수는 ‘자린고비 청빈마을’ 사업비 약 140억원에 상응하는 민간차원의 대체사업 발굴을 제안하며 “지역사회에서 신규 사업 건의가 들어오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소년 체험의 숲’ 사업비 35억원 외에 15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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