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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 ‘자린고비 청빈마을’ 물거품…“우롱 당했다”, 생극면 분노 폭발3년 추진, 생극 방축리 ‘충청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 좌초
음성군 “금왕읍 삼봉리로 위치변경, 문체부에 재승인 요청”
‘양촌유교청빈문화마을’로 명칭 변경, 문체부 불가 입장 고수
7일 생극면 모처에서 열린 긴급 설명회. 생극면 6개 지역사회단체장들이 참석해 주민들의 분노의 목소리를 대신했다.

음성군이 생극면 방축리 산 7번지 일원에 추진했던 ‘충청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음성군은 생극면 방축리 일원 42,706㎡ 규모에 총사업비 139억1천만원(국비 50%, 도비 10%, 군비 40%)을 투입해 ‘자린고비 청빈마을’을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문체부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계획에 반영된 지 4년만의 결실로, 그해 8월 7일 문체부로부터 사업계획 변경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후 음성군은 2021년 6월 기본계획수립 용역, 2022년 1월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나서게 된다.

청빈낙도를 실천한 금왕읍 조륵 선생의 자인고비(慈仁考碑) 정신과 조선전기 대학자인 생극면 권근 선생의 선비사상을 아우르는 공간을 마련, 전국 유교문화의 성지를 만들어낸다는 게 당시 음성군의 포부였다.

음성군지 기록에 따르면 조륵(趙玏) 선생은 음성군 금왕읍 삼봉리에서 출생했다. 조륵이 재산을 모은 일과 관련하여 음성과 충주에는 많은 일화와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조륵은 평생 부지런히 일하고 절약하여 많은 재산을 모았다. 숙종 때 흉년이 들어 많은 사람이 굶주리자 모은 재산을 나누어 진휼하니, 호남과 영남 양도의 굶주린 백성 만여 명이 구제되었다.

이에 지방민이 비를 세워 덕을 칭송하였고 관청과 향리 등에서 서로 표창하여 칭송하니, 임금이 이를 듣고 상을 내리고 여러차례 명하여 벼슬을 내렸으나 모두 사양하고 취임하지 않았다.

권근은 조선건국공신으로 찬성사 대제학을 역임했으며, 문장이 뛰어나고 경학에 밝았다.

그의 묘는 원래 광주 오포면에 있었는데, 그의 아들 권준이 1444년(세종 26)에 음죽현감으로 자청하여 부임, 묘를 이장하고 사당을 세웠다.

건물구조는 목조기와집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익공계 팔작집이며, 해서로 ‘문충공사우(文忠公祠宇)’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다. 안동권씨 종중이 관리하고 있다.

 

최초 계획했던 '자린고비 청빈마을' 위치도.

안동권씨 종중토지 매입 난항, 사업 추진 ‘삐걱’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던 이 사업은 부지 내 39,118㎡의 안동권씨 종중토지 매입이 난항을 겪으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음성군에 따르면 대상지는 양촌 권근과 관련된 문화재가 있는 지역으로 ‘자린고비 청빈마을’이라는 사업명칭과 조화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계획상 콘텐츠는 조륵과 권근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사업명칭은 ‘자린고비 청빈마을’로 권근의 이야기를 담기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토지 소유주인 안동권씨 종중은 사업명칭에 권근의 호인 ‘양촌’을 반드시 넣어야 토지 매매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양촌 권근과 자리고비를 연결하는 포괄적인 이름의 사업명칭이 필요했고, 음성군은 ‘양촌유교청빈문화마을’이라는 변경된 명칭을 마련해 지난 4월 27일 문체부에 요청했으나, 문체부로부터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기존의 청빈영상문화체험관을 양촌유교문화관으로, 자린고비마당은 전통정원마당으로, 자인정은 양촌정으로 변경하는 등 주요시설 명칭도 바꿨으나 별무 소용이 없었다.

“최초의 사업 콘텐츠로, 명칭 변경 승인 대상이 아니다”라는 게 문체부의 입장이다. 

지난달 12일 종중에서도 문체부를 방문해 재요청했으나, 불가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사업명칭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자 종증은 결국 사업 포기를 결정하고, 토지 매매 불가 입장을 음성군에 최종 통보하기에 이른다.


음성군, 금왕읍 삼봉리로 사업 위치 변경 결정

3년에 걸쳐 추진했던 사업이 물거품될 위기에 처하자, 음성군은 (사업명칭에 맞는) 금왕읍 삼봉리 조륵선생의 생가가 있는 지역으로 위치를 바꿔, 문체부 승인을 다시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업이 생극에서 금왕으로 옮겨진다'는 급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지자, 생극면 6개 단체를 중심으로 음성군을 향한 성토가 이어지는 등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음성군의 해명이 요구됐고, 지난 7일 마련된 자리에서 6개 지역사회 단체장들의 쓴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조병옥 군수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의 목소리도 여과없이 표출됐다.

“3년 동안 기다려 왔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무산 통보를 받을 줄은 몰랐다. 그동안 단 한번이라도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 잘 되고 있는 줄만 알았다. (권씨 종중 토지 매입 설득을 위해) 협조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았다”

“거창하게 홍보했던 사업이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상의한 적이 일체 없었다. 생극면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했다. 군수님이 생극면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

“이번 건만이 아니다. 주공아파트 건설하겠다는 군수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약을 지킬 수 없다면, 먼저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 선거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 중심이 음성군이라면 음성군의 중심은 생극면이다. 군수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동안 지켜지지 않은 말들로 생극면 주민들을 무시하고 우롱했다”

“사업이 중간에 백지화됐다면, 그 이유를 알려줘야 주민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지 않느냐.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그저 잘되고 있다는 답변뿐이었다”

 

최초 계획했던 '자린고비 청빈마을' 조감도.

“대규모 공모사업 포기하면, 다시 기회 잡기 어려워”

이날 채수찬 문화체육관광과장은 “그동안 권씨종중과 잘 협의해서 생극면에서 이 사업을 해보자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추진했다”며 “수 차례 종중 관계자들과 만나, 문체부의 (명칭변경 불가) 입장을 전달하며 설득했다. 이후 종중에서 문체부를 직접 방문해 변경 요청을 하기까지 했지만,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채 과장은 “(사업명칭에 맞는) 금왕읍 삼봉리 조륵선생의 생가가 있는 지역으로 사업위치를 바꿔 승인을 다시 받아보기로 했다. 오늘 생가를 제외한 부지 확보를 위해 군의회에 공유재산 취득 변경안을 설명했다”면서 “139억원이라는 대규모 공모사업을 포기하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권씨 종중에서 양촌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이면 토지를 매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이미 생극을 대상으로 기본계획이 모두 수립됐다. 별도의 공모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모 당시 종중에서 매매의향을 비쳤기 때문에 추진됐다. 그러나 이후 종중회의를 거치면서 입장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타 시군에서 포기한 사업도 많다. 생극면에 반드시 새로운 사업을 유치할 자신이 있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채 과장은 “최초 계획안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는 게 군수님의 한결같은 의지였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모두 책임은 담당과장인 내게 있다”고 말해, 여타 책임론에는 선을 긋는 자세를 보였다.

음성군의 이날 자료에 의하면 2021년 6월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1억원이 투입됐고, 2022년 2억5천만원을 들여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으나, 지금은 중지된 상태이다. 

이 사업은 당초 2022년 3월에 착공, 2025년 완공 예정이었다.


최상열 회장 “참담한 심경, 좌시하지 않겠다” 강경 대응 예고

자리가 서둘러 끝나고, 최상열 이장협의회장은 기자에게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피력했다.

최 회장은 “8일 이장협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50개 현수막을 준비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서겠다. 6개 지역사회단체장들이 군청 앞 삭발까지도 각오하고 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이런 중대한 사안을 지난 5일 비로소 알게 됐다. 그것도 군청 담당자로부터 연락받는 참담한 상황이다. 음성군은 끝까지 소통 부재, 일방적인 통보로 일관하고 있다.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생극면에서는 최상열 이장협의회장, 김병택 지역발전협의회장, 김병수 체육회장, 여학현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김기헌 주민자치회장, 박용섭 기업인협의회장 등 6개 지역사회 단체장이 모두 참석해 주민들의 분노를 대신했다.

음성군에서는 전혁동 생극면장, 채수찬 문화체육관광과장을 비롯 담당 공무원들이 나서, 지금까지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음성군의회 송춘홍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생극면 6개 지역단체장들은 지난 5일 이후 3차례 비상회의를 소집, 대응책 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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