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을 방문한 김영환 지사가 음성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7일 오후 ‘도민과의 대화’를 위해 음성군을 방문했다.

이날 김영환 지사는 군청 6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음성군민과의 대화에 앞서 약 20여 분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영환 지사가 6·1지방선거 당시 내걸었던 ‘AI영재고 충북혁신도시 배치’ 공약이 또 다시 화두에 올랐다.

공식 선거전을 하루 앞 둔 지난해 5월 18일 당시 김영환 후보는 충북혁신도시 내 두레봉공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김영환 후보 간담회’에서 AI영재고 충북혁신도시 배치를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음성·진천 합동 출정식을 겸한 이날 간담회에서 김 후보는 “대통령이 결정하고, 인수위가 결정한 AI영재고를 음성과 진천의 경계에, 하나의 두 도시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이 곳에 보내겠다”며, 사실상 충북혁신도시 배치를 공언했다.

그런데 충북도는 지난달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립학교였다면 시‧군 공모를 통해 선정했겠지만, KAIST에서 운영할 국립학교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도‧교육청 협의를 통해 부지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자사고, 국제고, 영재학교가 없는 충북에, 학령인구 소멸 등 대외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유치한 만큼, 시‧군간 양보와 화합으로 하나 된 충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충북도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AI바이오영재고 설립 예정지로 청주 오송을 낙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음성‧진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6·1지선 당시 김영환 후보의 ‘충북혁신도시 AI영재고 배치’ 공약이 음성·진천군의 표를 의식한 선거용 ‘공(空)약’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AI영재고 충북혁신도시 배치' 공약과 관련,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김영환 지사. (오른쪽) 조병옥 음성군수.

“음성·진천군 교육발전 위한 로드맵 준비 · 수립”

이날 기자간담회 서두에 김 지사는 음성·진천군의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AI영재고 논란과 관련 자신의 입장을 먼저 밝혀 나갔다. 

기자의 추가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김 지사는 “그동안 정부에 AI영재고 2개교 설립을 건의해 왔다. 그러나, AI를 중심으로 한 특수목적고(AI영재고)는 광주로 결정됐고, 이를 따지자 (정부에서) AI바이오영재고를 제시했고, 이를 받아들이게 됐다”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AI영재고를 공약한 것은 맞다. 음성·진천군민들이 섭섭해 하는 것도 알고 있다”며 “AI바이오영재고는 생물학과 관련된 분야로, KAIST에서 관리하게 되어 있다. KAIST가 용역을 오송으로 확정했기 때문에, 부설고인 AI영재고도 그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앞으로 지역의 높은 교육열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명문 인문계고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교육감과 상의해 AI영재고에 못지않은,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교육, 좋은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 믿어달라”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이날 음성·진천지역의 향후 교육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 ·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동성고 · 충북반도체고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김 지사의 새로운 약속이 실제 도정에 반영될지, 아니면 또 다른 미봉책으로 끝날지, 군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환 지사의 음성군 방문 '도민과의 대화',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영환 지사가 음성군 출신인 김명규 경제부지사를 소개하고 있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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